수필/사회이슈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반중 정서에 관한 고찰>

인민탱 2022. 3. 2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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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나라 국민들 중 20~30대 사이에서 반중 정서는 현재 극에 달해있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는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추진 중인 동북공정, 문화 공정은 정보 습득이 빠른 젊은 세대들에게 큰 반발을 불러왔다. 얼마 전 막을 내린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선 개회식 영상에서 한복을 입고 김치를 담그는 조선족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나라 민족의 뿌리가 중국 내 '소수민족'인 조선족에서부터 나왔다는 어처구니없는 의미를 담기도 했다. 물론 중국 측은 이런 의도가 아니라고 부정했지만 이 것은 이미 반중정서로 타오르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이 외에도 중국에 국적을 두고 있는 연예인들이 문화 공정에 참여하는 모습들과 더불어 우리나라 국적을 취득하고 거주 중인 조선족들이 건강보험료는 조금 내고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조선족들의 댓글 부대들이 웹 상에서 혐오 여론을 조장하고 있다는 등의 소문들까지 더해져 우리나라의 반중 정서는 역대 최고라고 해도 다름이 없다. 이렇게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외에도 홍콩 민주주의 시위 탄압, 위구르 인종 청소 같은 반 인륜적인 행위들만 봐도 중국에 대한 거부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2

 나 또한 이런 중국 공산당의 문화공정, 동북공정이 싫다. 다들 그랬겠지만 우리의 문화를 뺏어가려는 시도가 우리나라의 민족성을 부정하려 하는 굉장한 도발로 여겨졌고, 이에 대해 강하게 시정요구를 하지 않았던 우리나라 정부의 대처도 맘에 안들었다. 그리고 중국의 막강한 재력을 바탕으로한 문화 공정의 결과로 인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뿌리를 부정당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진 않을지 불안하기도 했다. 때문에 나는 중국 공산당이 싫고, 우리나라 정부가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중국 공산당을 싫어하는 반중 정서를 기조로 한 단순한 '중국, 중국인 혐오'를 접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동안 고민이 많았다. 내가 중국 공산당을 싫어한다고 해서 그 안에 속한 중국인과 중국까지 싫어하는 게 맞고 정당한 것인가? 그리고 나 자신이 중국을 싫어하는데 중국 혐오를 접했을 때 자중하자고 하는 것은 너무 가식적인 것이 아닌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중국을 싫어하지만 무지성적인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는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공산당에 적극 협조하며 문화 공정 또한 동조하는 중국인들이 많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난하고 혐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면 밑에 의견을 읽어보고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첫 번째는 정말 단순하게 우리가 중국 사람들과 똑같아지는 게 싫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소분홍'이란 단어가 있다. 1990년대 태어난 중국의 젊은 세대들을 일컫는 단어로써 애국을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행하자는 이념을 가진 민족주의 성향의 청년들을 뜻한다. 시진핑 집권 하에 자란 이 소분홍들은 주입식 교육과 발달한 매체를 통해 접한 여러 선전물들을 통해 공산당에 반하는 것은 모두 적으로 간주하며, 우리나라를 속국이라고 여기며 문화를 강탈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내가 보기에 이들은 중국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공산당을 사랑하는 극단적 민족주의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다. 모두가 연결된 21세기에서 이렇게 명분 없이 행하는 우월주의, 독단적 행보, 민족주의는 절대 지지받을 수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니아의 비 나치화'라는 말도 안 되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전 세계의 제재를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때문에 나는 소분홍들을 한심한 머저리로 보고 있다.

(출처: 네이버 뉴스 캡처)
(출처: 네이버 뉴스 캡처)

 

 근데 위 사진과 같이 단순히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참사를 당한 것에 대해 잘 됐다느니 조롱하는 것은 소분홍들의 민족주의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짧은 시간 급성장을 겪으면서 시장경제 체제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미성숙했던 시민의식을 보여줬던 때가 있다. 지금 중국이 그 과정을 겪으면서 그 모습들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데 중국보다 낫다고 생각했던 우리가 이런 극단적이고 이성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면 과연 우리가 중국인들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우리는 달라야 한다. 우리는 중국 같은 일당 독제체제가 아닌 정권교체를 국민이 이룰 수 있는 성숙한 민주주의가 정착한 나라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 또한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고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사를 당한 대상이 우리가 싫어하는 중국이라고 해서 조롱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과 똑같이 행동한다면 중국인들이 우리를 조롱한다고 발끈하고 반박할 수 있을까? 차라리 말을 아껴야 할 땐 아끼고 문화 공정을 접했을 때와 같은 확실한 때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중국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하면 선동당하기 쉽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국민과 우리나라보다 자신들의 안위와 권력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 정치권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을 오히려 더 부추기는 발언과 정책들을 내놓는 것을 보고 든 생각이다. 물론 정치권에서 중국이 잘못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선동이 아니다. 하지만 본인들의 이익 때문에 중국 혐오 여론을 조장했을 때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 그런 행동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들은 좀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고, 접하는 많은 정보에 대해 한 번쯤 검증하고 행동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중국인을 적으로 돌려선 안되기 때문이다. 이 의견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쉬샤오둥이라는 중국 인플루언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유튜브 영상 캡처)

 

 쉬샤오둥은 중국의 격투가로서 중국 전통 무술인들과 대련을 통해 중국 전통 무술의 허술함을 고발하는 것을 주된 콘텐츠로 하는 인플루언서이다. 이외에도 그는 공산당의 감시와 억압 탓에 개인의 의견 표출이 쉽지 않은 중국 내에서 중국의 문화 공정, 부실했던 코로나 초기 대응 같은 민감한 사안들을 주로 다루며 공산당이 주장한 많은 잘못되고 거짓된 내용들에 대해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쉬샤오둥이야말고 진정 중국을 사랑하는 애국자이다. 나라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동조하는 것을 원치 않기에 적극적으로 행동함으로써 잘못된 정보들과 인식들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깔보고, 혐오하고, 문화 공정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소분홍같은 사람들은 오히려 주류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공산당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기 때문에 발언권이 강해서 중국 사람들의 주류로 보이는 것이다.

 우리는 쉬샤오둥과 같이 잘못되고 비상식적인 것에 대항하는 비주류의 중국인들이 계속 목소리를 낼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다. 만약 이런 비주류의 중국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무지성적인 중국과 중국인 혐오를 접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당장 나 같아도 화가 나서 등 돌려 공산당에 동조할 것 같다. 무조건적인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멈추고, 문화 공정, 동북공정 등 필요한 곳에서만 목소리를 내면서 어느 중국 사람들이 보더라도 우리의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다루고 싶은 주제였는데 이런 글을 쓰기까지 상당히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나는 우리나라의 주적을 북한, 중국, 일본 순으로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절대로 남 일 같지가 않은 게, 언젠간 중국이 문화 공정을 통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북한 내 조선족들의 보호를 명분으로 기습적인 국지전을 통해 북한의 영토 일부를 강제 편입하는 현실이 오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정치권에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야 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좀 더 이성적이고 현명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적을 중국이라 칭했지만 사실은 중국 공산당이 주적이라 생각한다. 중국 출장을 자주 갔었던 때에 내가 만난 중국 사람들은 대부분 호의롭고 친절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모든 중국 사람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다만 공산당이 추구하는 방향성이 나쁘고 그것을 이끌어가는 중국 정치인들이 나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언젠가는 공산당이 무너지고 양 국 국민들이 진정으로 화합하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사례처럼 21세기 독재자는 끝없이 오만해지고 현실감각이 떨어져 주변에 간신배들만이 남게 되고 결국 자멸할 것이기 때문이다. 명분 없는 전쟁은 비난받고 비상식적인 행동은 지지받지 못한다. 중국 공산당의 와해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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