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사회이슈

제발, 비난보단 비판을. < 유튜브 뒷광고 논란>

인민탱 2020. 8. 8. 11:32
반응형
SMALL

 시대가 변했다. 이 것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유튜브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UCC란게 있었고, 그때만 해도 1인 미디어는 그저 잠시 즐길 수 있는 것뿐, 그 이상이 아니었다.

그랬던 1인 미디어가 유튜브라는 생태계를 만난 덕분에 평범한 사람도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수십만 구독자와 함께 엄청난 영향력을 행할 수 있게 되었다. 지상파 및 TV 방송국들의 하락세와 대조될 만큼 유튜브의 성장세는 무서웠고 그 안에서 수십, 수백만의 구독자들을 끌어모은 스타 유튜버들이 생김으로써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지금 그 유튜브 생태계에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유튜버들의 뒷광고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내돈내산(내 돈으로 내가 산 것)' 이라며 리뷰 했던 상품들이 사실은 광고를 위한 기업들의 협찬품이었고, 생각보다 많은 유튜버들이 이런 콘텐츠를 생산했음과 동시에 유료광고라는 표기를 영상에 하지 않았던 것이다. 유튜버 '사망여우'도 이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나, 본격적으로 논란이 되기 시작한 것은 유튜버 '참PD'가 라이브 방송에서 유튜버들의 채널명을 언급하며 뒷 광고를 폭로하고 나서부터였다. 

 

(출처: 유튜브 고객센터 캡처)

 

 

  위 캡처를 보면 알겠지만, 유튜브에서는 유료광고가 들어갔으면 영상에 표기해야함을 18년 12월부터 공표하고 있었다. 하지만 많은 유튜버들이 공정거래위가 강화한 법 개정안(관련링크)이 6월에 발표되었고, 9월1일부터 시행한다는 것을 언급하며 그동안 있었던 뒷 광고에 대해 사과하고, 이를 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일단 유튜버들의 뒷광고는 수많은 구독자들을 기만한 잘못된 행위라는 것에 적극 공감한다. 그것이 불법인 것을 알고 있었고,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임에도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이를 시정하지 않고 논란이 일고 나서야 부랴부랴 사과와 유료광고 표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구독자 127만 명의 참PD가 발휘한 영향력이 빛을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 논란이 터지고 나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악플을 쏟아내는 네티즌들의 행보까지 예측하고 폭로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물론 잘못된 점이 있으면 지적을 하고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하는 비판은 있을 수 있다. 이 것이 댓글이 할 수 있는 피드백이고, 순기능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문제가 되었던 악플들의 사례를 봤을 때 과연 이런 순기능들이 동작한 적이 있을까? 그저 비난들로 가득 찬 댓글들 뿐이었다. 이번 뒷 광고 논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좀 극단적으로 보자면, 그 동안 사람들이 품고 있던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도 생각한다. 유튜버라는 이름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지금은 수많은 유튜버들이 존재한다. 그중 1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성공한 유튜버는 극 소수이고, 이들은 앞서 말했듯이 선망의 대상임과 동시에 시기와 질투의 대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평범하게 직장에서 월급을 받아가며 생활하는 일반인들에게는 성공한 유튜버들의 오랜 고생과 고충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공한 삶이 먼저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들이 공인은 아니지만, 그 영향력은 이미 유명한 연예인 수준으로 높아졌고,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많은 관심을 받으며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터진 이번 논란으로 자신이 구독을 하고 있었던 채널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 구독자들도 있겠지만, 그동안의 시기와 질투를 표출하고 싶은 사람들 또한 많다고 생각한다.

 슈스스TV, 강민경, 쯔양 등 뒷 광고로 논란이 된 유튜브 채널들을 구독하고 있진 않았다. 구독은 개인의 관심사 여부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나와 같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구독하고 있었던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평소에 유튜브를 보면서 협찬인 것 같은 영상들을 접했었다. 이 것이 불법인 줄 몰랐기 때문에 협찬인 것 같으면서도 그냥 그러려니 보고 넘겼었던 것 같다. 이제는 불법인 것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 뒷 광고를 하는 유튜버에 대해서는 지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정의로운' 우리 네티즌들이 나서서 지적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 한다. 그저 이 것뿐이다. 자신 또한 모르고 있었던 사항에 대해 인신공격까지 해가며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구독은 하지 않았지만, 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인해 먹방 유튜버 쯔양의 영상들을 몇번 접했었다. 먹방이란 콘텐츠를 좋아하진 않지만, 그 영상 속에서 볼 수 있는 쯔양의 바른 인성과 이를 계기로 알게 된 그녀의 기부 행보 등을 보고 참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유튜버라고 생각했다. 이런 쯔양도 유튜브 구독자를 늘려나가는 과정에서의 고난과 역경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그녀의 그간 고생과 기부 등의 올바른 행보는 중요하지 않았다. 뒷 광고 논란이 일자 많은 사람들이 비난의 댓글을 남겼고, 이에 대한 채널 제작진의 해명 영상이 반감을 사면서 결국 그녀는 유튜버 은퇴 선언까지 한 상황이다. 

 

뒷광고 논란 직후 유튜브 채널 '쯔양'의 댓글란 캡처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Bad mouth')
쯔양의 은퇴 발표 이후 댓글란. 참으로 줏대 없는 네티즌들. (출처: 페이스북 페이지 'Bad mouth')

 

 

 사태가 커지자 논란의 시발점이었던 참PD가 쯔양과의 합방을 통해 해명을 진행하며 네티즌들의 도 넘는 비난과 언론들의 부풀리기를 멈춰줄 것을 요구했다. 영상에서 쯔양은 자신의 가족들이 보는 TV 뉴스에서 자신이 사기꾼으로 비치는 모습을 보고 큰 자괴감을 느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유튜버는 그저 영향력 있는 일반인에 불과하다. 그런 일반인으로서 감당하기에는 우리의 비난과 언론의 보도는 너무 큰 것이 아닐까? 우리는 비로소 수면 위로 떠오른 뒷 광고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앞으로 유튜버들이 관련 규정을 잘 준수하도록 지켜보는 것으로 족하면 안 되는 것일까? 방송사 등 메이저 언론들 입장에서는 일개 유튜버 뿐인 사람의 폭로로 논란이 된 것을 기회랍시고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웃기고, 이어지는 네티즌들의 비난 또한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유튜버 '참PD'도 자신이 가진 영향력의 규모와 그 부작용 등을 확실하게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처: 유튜브 채널 '참PD' 캡처)&amp;nbsp;

 

 

 그리고 이 것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우리는 설리 분, 구하라 분 등 수 많은 연예인들을 우리 손으로 목숨 끊게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느낀 점도, 변화한 점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보다는 좀 더 성숙한 네티즌이 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