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사회이슈

화가 가득한 세상 < 경주 스쿨존 사고 >

인민탱 2020. 5. 3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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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동차 한 대가 도로상에서 자전거의 뒤를 쫓다 그대로 밟아버리고 나서야 정지한다. 다행이 자전거에 탔던 아이는 다치지 않았지만 많이 놀랐을 것이다.

(인스타그램 캡처)

 

 영화에서 본 장면이 아닌, 바로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다. 운전자가 자신의 아이를 때리고 도망갔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탄 아이에게 보복성 운전을 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쌓여온 답답함과 화들이 하나 둘씩 분출되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2

 옛말 중에 네이버 뉴스와 유튜브 댓글은 보지 말고 거르라는 말이 있었다. 그 것들을 보자면 마치 전쟁터를 보는 것 같았다. 댓글의 순기능인 토론을 위한 글들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저 나와 이념이 다르거나 갖고 있는 신념, 생각이 다르면 헐뜯기 급급한 모습들만 보였다. 다들 화가 많아보였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故 구하라 분 인스타그램)

 

 옛 말이라 하나,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은 것 같다. 연예인 관련 뉴스를 도배한 악플들과 정치 뉴스 댓글에 담긴 빨갱이, 종북 좌파, 토착왜구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로 미뤄봤을 때 말이다. 이런 댓글들을 볼 때면 가끔은 내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면서 같은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이렇게 공격적인 사람들과 수많은 댓글들을 보면 오히려 이게 정상인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주위를 돌아보면 내가 본 세상만큼 사람들이 화를 밖으로 분출하진 않는다. 그 편리한 익명성의 뒤에서 수많은 연예인과 공인들의 삶을 끝내버렸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어제와 오늘 이 시간, 그리고 다가오는 내일도 뉴스와 SNS 등으로 이런 모습들을 계속 접하게 될 것은 사실이고, 이런 와중에 평소 간혹 가다가 작은 화를 참지 못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리곤 생각한다. 내가 접했던 그 인터넷 댓글처럼, 어쩌면 나 자신도 누군가의 분노를 유발하는 행동을 하진 않았을까? 나 또한 편리하게 내 감정에만 충실하여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진 않았을까? 그리고 이런 나를 비롯한 이 사회 구성원들 개개인들의 행동이 모여 이 사회에 분노가 넘치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이 여기까지 도달했을 때, 이런 세상일수록 나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는다면, 내가 손가락질 하는 사람들과 나의 차이점이 무엇일까? 세상이 나아지길 바라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싶을수록 나 자신에게 좀 더 엄격해지고, 지나온 나를 돌아보며 반성한다면 그 순간, 순간의 경험과 기억들이 미래의 어느 한 순간에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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