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그렇게 넓다는데, 제가 한 번 가보죠.’
중국의 한 교사가 퇴직할 때 단 10글자로 작성한 사직서의 내용이다. 읽었을 때 당시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나의 세상은 참으로 좁았다. 학교에서 만났던 나와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 입사하면서 만난 나와 비슷한 과정을 밟아온 회사 동기들, 비슷한 일을 하며 일에 관한 얘기로 일치단결 했던 회사 동료 선, 후배님들까지. 나는 어쩌면 좁은 세상을 쳇바퀴 돌 듯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세상은 좁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몸 담아온 업종이 익숙하고 자신도 있기에 비슷한 곳으로 재취업 하게 된다면 말이다. 그렇게 되면 역시나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일을 하며 비슷한 삶을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지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싶진 않다. 앞으로의 삶이 지금과 비슷할지라도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고, 그에 따른 책임은 내가 짊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삶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새로운 발견과 그에 뒤 따르는 더 넓은 세상과의 조우가 나의 심장을 뛰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새로운 시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조심스레 내디뎌보고자 한다. 그동안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오늘 다짐이 훗날 의미 있는 출사표였다고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금년 1월 1일부로 약 9년 1개월간 재직했던 회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낯선 타지에 처음 발 디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흘렀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결정이었고, 훗날 이 결정을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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