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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체인지그라운드)

세상이 그렇게 넓다는데, 제가 한 번 가보죠.’

 중국의 한 교사가 퇴직할 때 단 10글자로 작성한 사직서의 내용이다. 읽었을 때 당시 정말 깊은 감명을 받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나의 세상은 참으로 좁았다. 학교에서 만났던 나와 비슷한 환경의 친구들, 입사하면서 만난 나와 비슷한 과정을 밟아온 회사 동기들, 비슷한 일을 하며 일에 관한 얘기로 일치단결 했던 회사 동료 선, 후배님들까지. 나는 어쩌면 좁은 세상을 쳇바퀴 돌 듯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의 세상은 좁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몸 담아온 업종이 익숙하고 자신도 있기에 비슷한 곳으로 재취업 하게 된다면 말이다. 그렇게 되면 역시나 비슷한 사람들과 비슷한 일을 하며 비슷한 삶을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지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고 싶진 않다. 앞으로의 삶이 지금과 비슷할지라도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고, 그에 따른 책임은 내가 짊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삶은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새로운 발견과 그에 뒤 따르는 더 넓은 세상과의 조우가 나의 심장을 뛰게 할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새로운 시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조심스레 내디뎌보고자 한다. 그동안 나와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떳떳하기 위해서라도 나의 오늘 다짐이 훗날 의미 있는 출사표였다고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금년 1월 1일부로 약 9년 1개월간 재직했던 회사를 떠나게 됐습니다. 낯선 타지에 처음 발 디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빨리 흘렀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결정이었고, 훗날 이 결정을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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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이란 이름의 변명  (0) 2020.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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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런 날이 있다. 아무것도 안 해서 의미 없다 느껴지는 그런 날.

 나는 분명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을 했고, 퇴근하고는 바로 뻗을 정도로 열심히 일을 했다. 이 일을 20번 정도 반복하면 월급이 나오니 절대로 의미 없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날들은 적응이 되고, 특별함이 없는 일상이 된다. 그리고 반복되는 일상이라 의미를 부여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뻗고 나서가 문제다. 나는 이 의미 없는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 뭐라도 하고 싶었다. 그건 그동안 귀찮다고 안 했던 공부가 될 수도, 춥다고 쉬었던 운동이 될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미 침대에 닿아버린 몸은 움직이질 않았고 날 사로잡은 스마트폰 화면만 계속 주시할 뿐이었다. 어제의 난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의미 없는 날을 보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후회했지만, 반복되는 삶을 거스를 수는 없었기에 출근길에 올랐다. 피곤해서 하기 싫었고 무기력했다고 하고 싶지만 그저 내가 의지가 약해서였다. 변명은 하지 않는다. 

 나도 굳은 의지가 있다면 꾸준히 공부든 운동이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든다. 의지를 갖고 퇴근하고 나서 꾸준히 뭐든 하더라도 그것 또한 반복되면 의미 없고 무료한, '당연한' 일상이 되지 않을까? 어제의 내가 잘한 건 아니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정말 무기력해진다. 

 사실 요즘 피곤하기도 했고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또한 극에 달해있었다. 때문에 생각이 이리도 멀리까지 미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좋아하던 야구를 그만두고 나서 마땅한 취미를 못 찾고 있는 것 또한 반복되는 일상의 원인인 것 같다. 그렇다고 금방 새로운 취미를 찾기에는 내 에너지가 부족한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서 어제 의미 없이 쉰 하루는 휴식이 필요한 나이기에 그랬으리라 자기 위로를 하기로 하고 


오늘 아침에도 나지막이 텅 빈 사무실의 문을 연다.


PS. 일기처럼 썼던 글입니다. 이런 글의 장점은 '이런 때도 있었지' 하면서 회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너무나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어서 가끔씩 저 때의 무료함이 그립기도 하니, 이 또한 아이러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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