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LIST
반응형
SMALL
반응형
SMALL

 

#1

(출처: 168.com 캡쳐)

 중국에 '탕핑족'이라는 게 있다. 탕핑은 한자인데 '평평하다'라는 뜻으로 중국에선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탕핑족이란 누워서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으로, 주로 중국 청년층들 사이에서 탕핑족이라 자칭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들은 취업, 결혼, 주택 구입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최소한의 소득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만을 해결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불합리한 사회에서 상류층의 노예가 되어 평생 힘들게 살아가는 것보단 탕핑족의 삶이 더 낫다고들 말한다. 


#2 

 넷플릭스에서 '그녀의 이름은 난노(Girl from nowhere)'가 연일 화제를 몰고 있는데, 필자 또한 최근 즐겨보고 있는 태국 드라마이다. 각 회차가 독립된 이야기를 갖고 있는 옴니버스 형식으로써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악이 악을 처벌하는 권선징악의 구조이면서도 결말이 굉장히 현실 풍자적이어서 찝찝한 것이 인상 깊으며, 여주인공인 치차 아마타야쿨이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출처: 치차 아마타야쿨 분 인스타그램)

 평소 쉽게 접해볼 수 없었던 태국 콘텐츠의 매력을 알 수 있게 해 줬음과 더불어 작품에서 보여주는 태국의 모습이  크게 위화감 없을 정도로 우리의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작품에서 다뤄지는 주요 소재가 빈부격차, 외모지상주의 등이고 이로 인해 볼 수 있는 시기 질투, 탐욕, 부정부패 등의 인간 군상극을 매 화마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각종 갈등들, 그리고 이로 인한 염증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정말 좁은 국토에 많은 사람들이 특히나 수도권에 밀집해 있고, 이로 인해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서로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두 가지 이야기들을 보면 이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앞서 언급한 중국의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면,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넓은 국토를 갖고 있지만 내륙보단 해안가 쪽 대도시들의 인구 밀집도가 굉장히 높다. 또한 이전에 시행됐던 산아제한 정책 탓에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심해졌으며, 심각한 빈부격차와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청년층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극에 달해있다. 

 이에 관해 필자가 겪은 일례가 있는데, 중국 장수성 징장시에 출장을 간 적이 있었다. 인구 66만 명으로 중국에선 상당한 소도시인 그곳에서 우연찮은 기회로 내 또래의 청년들과 친해져 얘기를 나눠본 적이 있는데, 어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그 청년들의 노동 강도는 굉장히 강했다. 주 6일제도 아닌 쉬는 날이 한 달에 하루나 이틀이었으며, 근무 시간 또한 주간조 오후조 각 10시간씩이었다. 그렇다고 임금이 많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들은 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한화로 약 60만 원 정도를 받고 있었다. 그 청년들은 몇 달 후 모두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 떠났는데, 안타까운 것은 어느 청년은 새로운 직장에서 임금 체불을 겪어 3개월치 봉급을 한 번에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것은 놀랍게도 2년 전인 2019년의 이야기이다.

 

 중국은 명실상부 미국 다음가는 세계 강대국이다. 하지만 이는 GDP 기준이고, 중국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그만큼 올라왔냐라고 물어본다면 아직은 시기상조일 것이다. 그만큼 빈부격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그녀의 이름은 난노'를 봤을 때 과연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만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집값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발표하든 이를 무시하고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근데 코로나 이전에도 홍콩이나 영국, 일본 등 집 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나라들은 있었고, 코로나 이후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들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다른 나라들 또한 집값이 과열되기 시작했다. 이 것이 의미하는 바는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점점 더 집을 구매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뜻이고, 이는 주로 청년층들에게 막대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다가온다. 열심히 일해서 받는 임금만으로는 내 집 마련이 안 되는 것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한계가 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기 자본주의 때는 기회가 무궁무진하게 많았지만, 여기서 부를 축적한 기득권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 시스템 안에서는 새로운 성공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술이 발전하여 초연결 시대가 되면서 갈등을 극에 달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이제 손가락만 움직이면 너무나 쉽게 연예인, 셀럽, 부자들의 삶을 엿볼 수 있고,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기준은 한 없이 높아져만 가는 것이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자신의 분야에서 노력하여 돋보이면 성공할 수 있는 시대이고, 기술의 발전은 플랫폼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 것들 또한 결국은 돈을 벌기 위함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돈이 중요한 것은 필자 또한 잘 알고 있지만, 세상이 너무 물질주의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제 우리는 초연결 시대를 벗어날 수 없으며, 때문에 앞서 얘기한 고통들 또한 삶 속에서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런 고통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현실을 수긍하고 막대한 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 어차피 불가능하다면, 탕핑족처럼 포기하고 정신적 평화를 추구해야 할까?

 필자는 막대한 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진 않다. 때문에 살아가면서 앞가림에 급급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든다.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무엇을 잘하는지도 모르는 일개 회사원인 필자에게 세상이 변하는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런 고민들은 더욱 깊어질 것 같고, 나와 더불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저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주목 中] '탕핑주의' 뭐길래...中 '탕핑족' 급증에 당국 골머리 - 월드투데이

[월드투데이=경민경 기자] 최근 중국 청년들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탕핑주의\'가 유행하자 중국 당국이 당혹감을 내비치고 있다.최근 중국에서는 취업, 결혼, 내 집 마련 등을 포기하는 청

www.iworldtoday.com

 

 

코로나가 밀어올린 세계 집값, 독일 7% 캐나다 6% 프랑스 5%↑

독일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로리 던컨 부부는 올해 초 함부르크에 방 두 칸짜리 아파트를 사려다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구매를 뒤로 미뤘다. 최근 다시 부동산 중개사이트를 찾아보던 부부는

www.chosun.com

 

 

반응형
LIST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