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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처-오토 포스트)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두 사건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구급차와의 접촉사고 처리를 우선시하여 긴급 이송 중인 환자를 숨지게 한 택시기사와,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국가대표 출신인 故 최숙현 선수가 경주시청 감독 및 선배들과 팀닥터의 폭행 및 폭언으로 인해 자살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 두 사건을 접한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이번 사건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 당했다며 고소하겠다는 적반하장의 자세를 보이는 택시기사와, 자살한 선수는 안타깝지만 폭행과 폭언은 없었다는 경주시청 감독 휘하 선배 선수들 및 팀 닥터의 입장표명 탓일 것이다. 

 


#2

 우리나라에선 어떤 사건이든 피해자가 되면 안된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선례들을 봤을 때 억울하면 억울했지, 피해자들이 받은 피해 이상의 합당한 처벌을 가해자들이 받은 것을 많이 봐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범죄에서 그랬다는 것은 아니지만, 특이하게도 아동 성폭행, 취중 살인, 학교폭력, 음주운전 살해 후 뺑소니 등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공론화될만한 사건들의 선례들을 봐왔을 때 그랬다. 물론 자극적인 기사가 돈이 되는 언론인들의 움직임이 이런 편향적인 시선에 한 몫했을 수도 있겠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의 법에 울타리가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이런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다. 가해자들이 '어차피 좆된거, 최대한 법의 허점을 이용하자' 고 하는 게 아닐까? 이 두 사건에는 택시기사와 트라이애슬론 감독 및 선수들 등 확실한 '가해자'가 있고, 그로 인해 어쩌면 살 수도 있었을 중환자가 생을 마감했고, 한창 기량을 펼칠 젊은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자살을 하는 확실한 '결과'가 나왔다. 그럼에도 일말의 죄책감과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적반하장의 자세를 취하니, 저런 생각까지 도달하게 되었다.

 

(출처-뉴시스)

 

 내가 어떻게 억울하게 부모를 잃은 사람의 심정과 하루하루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며 괴로워했을 젊은 운동 선수의 심정을 헤아리고 공감할 수 있을까? 그래서 다른 날 일어난 다른 성격의 두 사건이지만, 그 가해자들은 하나같이 정말 이기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사람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간단명료한 명제조차 지켜지지 않는 참으로 정의롭지 못한 세상이다. 심지어 택시기사는 구급차를 가로막을 당시 환자가 잘못되면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자신의 입으로 얘기했음에도 결과가 나온 이후의 태도는 모두가 알다시피 책임져야 할 자세는 단 1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일반인인 나조차도 체육계의 강압적인 분위기와 선후배 간의 체벌 문화 등을 알고 있는데, 가해자들의 태도는 어떠한가? 인격체를 대하는 게 맞는지 의심되는 폭언의 내용들과 폭행을 암시하는 대화가 담겨있는 녹취록이 공개되었는데도 그들의 입장은 여전히 '그런 적 없음'으로 일관된다. 마치 어차피 체육계는 변치 않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잊힐 거라 자신하는 듯하다. 

 

 부모님과 뉴스를 볼때면, 정말 조심해야 할 세상이라고 얘기하곤 했다. 부모님 세대가 우리에게 피해자가 되지 말라고 얘기했고, 우리가 부모님이 될 때쯤에도 변화가 없다면, 자식들에게도 똑같이 경고해야 할지 모른다. 언제, 어떤 사건의 피해자가 될지 우리는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불합리한 세상을 이해 해야하는가? 소를 잃을 수는 있으나, 그 후에 외양간은 제대로 고쳐야 한다. 소방차의 진입로에 주차된 차들을 강제로 밀어낼 수 있게 된 것처럼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런 사건을 접했으면 사회의 공통적인 공분과 의견을 듣고, 새로운 법을 재정하는 등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

 1분 1초의 시간이 소중한 구급차의 진로를 방해하면 그에 합당하는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하고, 누구 하나 다를 것 없이 소중한 개인으로 자라난 우리 세대의 체육인들이 더 이상 후배란 이유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일이 없도록 체육계에 만연한 각종 악습들을 뿌리 뽑아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가 영원히 체육계에 정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故 최숙현 선수를 사지로 내몬 가해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체육계에 비슷한 선례들을 봤을 때, 자격정지를 처분이 내려진 이후에도 조용히 복귀한 선수들 및 감독이 많다고 하니 이 점을 유의해야겠다.

 이렇게 열심히 얘기해봤자 나는 법을 재정할 자리에도 있지 않고, 그럴만한 권력도 당연히 없다. 알고 있지만, 그렇기에 이런 목소리를 열심히 내야겠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공감이 이 세상을 바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때문에 당장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은 너무나 이기적이고, 나는 그들이 결과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졌으면 한다. 그래야 진정 정의로운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청와대 청원 링크> 

-택시기사 사건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 > 대한민국 청와대

나라를 나라답게, 국민과 함께 갑니다.

www1.president.go.kr

- 故 최숙현 선수 자살 사건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 > 대한민국 청와대

나라를 나라답게, 국민과 함께 갑니다.

www1.president.go.kr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PS. 이번 사건들의 두 피해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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