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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돔은 가장 사용하기 쉬움과 동시에 제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피임률이 98%에 이르는,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피임도구나 약 중에 제일 효과적인 피임도구이다. 그럼에도 혹시,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 당신은 콘돔을 사기 위해 편의점에 갔을 때 콘돔 말고 괜스레 다른 물건을 함께 집어 계산대에 올렸던 적이 있지 않은가? 다 큰 성인들도 이러는 와중에 학생이었던 때는 성교육 시간에 제대로된 콘돔의 착용법은 물론이거니와, 콘돔을 구하고자 했을 때 그 과정이 쉬웠는가?

비비 - 쉬가릿

대다수의 사람이 그랬다고 쉽사리 대답 못할 질문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성에 대한 관념이 아직도 상당히 보수적인 이 나라에서 혹시 노래 제목이나 가사에 '콘돔'이 들어가 있는 노래는 본 적이 있는가? 오늘 소개할 노래가 바로 그러하다. 아티스트 비비(BIBI)의 '쉬가릿(She got it)'이다.


 

 

아티스트 비비를 처음 접한 것은 유튜브 채널 '딩고프리스타일' 을 통해서였다. 처음 이 곡을 듣고 단순하게 든 생각은 빈지노의 'Bogie on and on'의 여자 버전 같다는 것이었다. 이미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노래의 소재가 서로 다른 이성 간의 '원나잇 스탠드'였기 때문이었다. 몽환적인 그녀의 목소리와 트렌디한 비트 및 노래 구성이 나의 귀를 적신 것은 그 이후였다. 하지만 이후 비비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는 나의 큰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자기표현을 할 줄 알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소신이 있으며 이를 자신이 제일 자신 있어하는 음악인 R&B 장르를 통해 행동으로 옮기는 아티스트였다. 딩고프리스타일 채널을 통해 그녀가 밝힌 '쉬가릿'은 음지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의 성 관념이 좀 더 당당해지고, 밝은 곳에 있기를 바라며 만든 노래였다. 실제로 그녀는 이를 위해 성교육 강사에게 성교육을 이수하고, 이를 20대 대학생들에게 다시 가르치는 활동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나는 사람들이 노래를 듣고 자극적인 가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그녀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이라도 변화하는, 그녀가 가진 선한 영향력에 집중해줬으면 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PC 등의 보급으로 인해 청소년들도 수많은 정보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또한 이들 간을 이어주는 각종 메신저와 SNS를 통해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21세기의 청소년들이다. 덕분에 그 어느 때의 청소년들보다 성숙해지고, 서로 사랑할 줄 알며, 그로 인해 성관계를 처음 경험하는 나이 또한 서서히 낮아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했듯이 보수적인 이 나라의 성관념은 바뀔 생각이 없는 듯하다. 얼마 전 화재가 된 성교육 시간에 바나나를 활용한 콘돔 사용법 강의가 학부모들의 반발을 산 것만 봐도 그러하다. 시대가 변했고, 그 안에서 성장해가는 사람들도 변했다. 이성 간의 사랑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공부해야 될 때 라던가 나이가 어리다던가 하는 이유를 통해 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본다. 청소년들의 교제를 인정해주고 그 과정에서 성관계가 이뤄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변해야 한다. 대신, 제대로 된 성교육을 통해 올바른 성 관념을 청소년들에게 심어주고, 이를 통해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해야 된다. 음지에만 머물러 있는 성관념은, 더 많은 청소년들을 음지로 내몰고 상처 받게 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비단 청소년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노래의 가사 내용처럼 그 날 처음 만나 서로에게 이끌린 이성 간이라던가, 연인 사이에도 올바른 성 관념은 필요하다. 남자가 됐든 여자가 됐든 콘돔을 소지하거나 사용하는 것에 있어서 부끄러움이 있으면 안 되고, 당연한 것으로 인식해야 한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는 만큼 그 최소한의 책임이 되는 행동은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ack of cigarette and con them'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은 바로 '쉬가릿'의 가사 중 콘돔을 지칭하는 부분이다. 가사 심의 탓에 'Condom'을 콘돔이라 부르지 못하고 'con them'이라 표기한 것을 보고 '콘돔이 불법적인 것인가?', '건전한 성관념 정착을 위해서 모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할 시점에서, 왜 우리는 콘돔을 콘돔이라 하지 못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담배를 지칭하는 Cigarette은 그대로 표기된 것이 참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때문에 앞으로 아티스트로서의 비비의 활동을 적극 지지할 것이다. 또한 그녀를 비롯해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깨어있는 마인드를 가진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올바른 생각을 표현하여 많은 사람들의 인식을 서서히 변화시켜줬으면 좋겠다. 비단 성 관념뿐만 아니라, 이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는 세대 간의 갈등, 이성 간의 갈등 같은 문제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말이다.

노래가 지닌 선한 영향력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뤘는데, 이 노래 말고도 '사장님 도박은 재미로 하셔야 합니다', '비누' 등 다른 매력적인 다른 곡들을 통해서 비비의 몽환적인 보이스와 진솔한 가사를 맛볼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들어볼 것을 권유해 본다.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댓글과 공감은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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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 사운드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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